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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한상의, ‘하반기 규제개선 건의과제’ 제출
담당부서 규제혁신팀 작성일 202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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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에 한 번꼴로 바뀌는 라벨 규정’ ... 상의, 하반기 규제개선 과제 129건 건의


- 대한상의, 기업 규제애로 발굴... 민관합동 규제합리화추진단에 129개 개선과제 제출
- 5년간 10번 바뀐 라벨 표시규정, 소관부처만 9곳... 잦은 규정변경 개선을
- 작업장에 화학보호복․방열복 기준 동시 적용... 겹쳐입기 곤란한데 우선순위 규정 없어
- 공항구급대 6분만에 왔는데, 환자이송은 30분 뒤에야... 공항구급대 응급환자 이송 방안 검토 요청

 

“유럽에서 배로 들여오는데만 4개월인데, 라벨규정은 6개월에 한 번꼴로 바뀝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가 기업현장에서 부딪히는 규제 개선과제 129건을 규제합리화추진단에 제출했다. 부처마다 기준이 충돌하거나 같은 절차를 되풀이해야 하는 등 현장여건에 맞지 않는 ‘엇박자 규제’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표 과제는 식음료 라벨 규정의 적용 시기를 부처 간에 맞춰 달라는 것이다. 현재 식음료 라벨표시 사항은 제품명·원재료는 식약처, 원산지는 농식품부·관세청, 분리배출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여러 부처에 나뉘어 있다. 특히 주류는 용도, 청소년 판매금지, 건강경고까지 더해져, 수입주류는 최대 9개 부처의 규정을 따라야 한다.




문제는 부처마다 규정을 개정하는 시기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건의서에 따르면 주류 라벨 규정만 해도 2020년 이후 10여 차례 바뀌었고, 기업들은 그때마다 멀쩡한 포장재를 폐기하고 새로 만들어야 했다. 정부는 2017년 ‘규정개정 후 1년 이상 준비 기간’을 두는 원칙을 세웠지만, 실제로는 6개월 만에 시행되는 경우도 있다. 유럽에서 배로 들여오는 데만 4개월이 걸리는 수입 주류 업계로서는 사실상 맞출 재간이 없다는 하소연이다.

대한상의는 각 부처가 표시 규정을 바꾸기 전에 일정을 조율하는 협의기구를 두고, 소비기한이 따로 없는 위스키·와인 등은 기존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는 라벨 교체를 유예해달라고 건의했다.




추락방지 장비를 제조사가 달라도 함께 쓸 수 있게 해달라는 건의도 나왔다. 높은 곳에서 일하는 작업자는 몸에 착용하는 벨트형태의 안전대를 구조물에 고정하는 자동잠금장치인 안전블록에 연결해 사용한다. 그런데 안전블록은 안전대와 세트로 묶여 인증을 받기 때문에, 제조사가 다른 제품끼리 조합을 하면 현장에서 쓸 수가 없다. 보통 안전블록은 원청이 설치하고 안전대는 협력업체가 지급하다보니 원청이 바뀔 때마다 협력업체는 안전블록에 맞는 안전대(평균 8만원)를 사느라 이중비용을 치르고 있다. 상의는 성능기준을 충족하고 연결부 규격이 맞다면 제조사가 달라도 함께 쓸 수 있도록 호환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화학 보호복 위에 고열 보호복?’... 현장애로 해소 건의



제철소 작업자에게 두 가지 보호복 기준이 동시에 적용되는 문제도 담겼다. 쇳물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부생가스에는 일산화탄소가 25% 이상 포함되어 있어, 해당 설비는 화학물질관리법상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로 관리된다. 이에 따라 작업자들은 화학물질용 보호복과 장갑, 송기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그런데 이곳은 쇳물 등 고열을 다루는 곳이기도 해서 산업안전보건규정에 따라 ‘방열복’도 입어야 한다. 어떤 규정이 우선하는지 기준이 없다보니, 현장 작업자들은 두 보호복을 겹쳐 입는 고충을 겪고 있다.

대한상의는 열이나 불꽃, 전기 등 현장 위험 특성에 맞춰 보호복 착용의 우선순위를 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일산화탄소처럼 피부 자극이 없는 가스를 다루는 경우 호흡보호구는 유지하되, 보호복 기준은 현장 특성에 맞게 조정해 달라고 건의했다.

‘공항 구급대도 병원까지 달리도록 해달라’ ... 국민 불편 해소도 건의



국민불편을 덜기 위한 과제도 담겼다. 현행 공항 구조·소방 세부지침은 공항 구급대의 ‘정해진 시간 내 현장 도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때문에 공항 구급대는 응급환자를 공항 밖 외부 병원으로 이송하지 못하고, 119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현장에서 대기해야만 한다. 심정지나 뇌졸중 같은 응급환자에게는 치명적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 공항 화물청사 사고 당시 공항 구급대는 6분 만에 도착했지만, 환자를 외부 구급대에 인계하기까지는 30분이 걸리기도 했다.

대한상의는 공항 구급대가 인근 지정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하고, 전면 허용이 어렵다면 심장·뇌혈관계 응급환자 등 고위험 환자에 한해서라도 예외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올해 출범한 민관합동 규제합리화추진단과 긴밀히 협력하며 현장 중심의 규제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현장의 애로는 대한상의가 찾고, 해법은 추진단과 함께 만드는 구조다. 지난 4월 대한상의가 건의한 과제 가운데 고압가스 저장시설 문 설치기준 명확화, ESS 이격거리 공통기준 마련 등 10건이 개선 성과로 이어져 지난 8월 국무총리 주재 간담회에서 발표된 바 있다. 대한상의는 앞으로도 추진단과 긴밀히 소통하며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 개선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성장본부장은 “규제합리화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지만, 부처 간 엇갈린 기준이나 제도가 현장 여건을 따라가지 못해 생긴 문제가 여전히 많다”며 “정부가 부처 간 칸막이를 넘어 현장 눈높이에 맞게 제도를 과감히 정비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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